유튜브나 SNS에서 좋아하는 일본 노래의 커버 영상을 보다 보면 한 번쯤은 ‘나도 직접 불러서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본 노래 커버를 시작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결정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어떤 노래를 골라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원곡 키 그대로 부를 것인지, 녹음은 어떻게 할 것인지, 믹싱과 영상은 직접 할 것인지 외주를 맡길 것인지까지 하나씩 정해야 합니다.
특히 처음 커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노래부터 덜컥 녹음하기보다는 전체 제작 과정을 먼저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 없이 시작하면 녹음까지 끝냈는데 영상 제작 일정이 맞지 않아 업로드가 몇 달씩 미뤄지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노래 커버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정해야 할 7가지를 순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1. 어떤 노래를 커버할 것인지 정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커버곡 선정입니다.
다만,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노래’라는 이유만으로 곡을 선택하기보다는 실제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곡인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곡을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확인해보세요.
- 내 음역대에서 무리 없이 부를 수 있는가?
- 일본어 발음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
- 템포가 지나치게 빠르지는 않은가?
- 내가 표현하기 좋은 분위기의 곡인가?
- 사용할 수 있는 반주 음원이 있는가?
- 완곡했을 때 내가 원하는 커버 분위기가 나오는가?
특히 처음 일본 노래 커버를 한다면 너무 어려운 곡보다는 자신이 비교적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보컬로이드 곡처럼 음역대가 매우 넓거나 가사가 빠른 곡은 듣기에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녹음에서는 난이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곡을 결정하기 전에 원곡을 여러 번 불러보거나 짧게 테스트 녹음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원곡 키로 부를 것인지 결정하기
커버할 노래를 정했다면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키(Key)입니다.
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원곡과 똑같이 불러야 좋은 커버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커버에서는 원곡 키를 반드시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가 가장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들리는 키를 찾는 것입니다.
후렴의 최고음 때문에 계속 힘이 들어가거나 저음 부분이 지나치게 낮아서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키 조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녹음을 시작하기 전에 원키, -1키, -2키처럼 몇 가지 버전을 직접 불러보세요. 짧게 녹음한 뒤 들어보면 부를 때 느끼는 것과 실제 결과물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키를 먼저 확정해두면 이후 반주 준비와 녹음 작업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3. 일본어 가사와 발음을 미리 정리하기
일본 노래를 커버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본어 발음 준비입니다.
노래를 자주 들었다고 해서 실제 가사를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귀로만 외운 상태에서는 장음이나 촉음, 단어 사이의 경계를 잘못 인식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녹음하기 전에 별도의 가사 문서를 만들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문서에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일본어 원문 → 읽는 법 → 뜻 → 발음 주의사항
특히 자꾸 틀리는 부분에는 별도의 표시를 해두면 좋습니다.
빠른 구간은 처음부터 노래 속도에 맞추기보다 가사를 천천히 읽어본 뒤 점차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연습하면 훨씬 안정적으로 녹음할 수 있습니다.
가사 준비를 충분히 해두면 녹음 도중 발음 때문에 같은 구간을 계속 다시 부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커버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정하기
같은 노래를 부르더라도 커버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물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이번 커버를 어떤 분위기로 만들 것인지 간단하게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곡이라도 다음처럼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원곡의 청량한 느낌을 최대한 살린 커버’
‘조금 더 몽환적이고 잔잔하게 재해석한 커버’
‘애니메이션 오프닝처럼 밝고 속도감 있게 연출한 커버’
이처럼 콘셉트를 한두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후 믹싱이나 일러스트, PV를 의뢰할 때도 방향을 전달하기 쉬워집니다.
Pinterest나 이미지 검색 등을 활용해 원하는 색감과 분위기의 자료를 모아 간단한 무드보드를 만들어두는 것도 유용합니다.
단, 레퍼런스를 너무 많이 모으기보다는 핵심 분위기를 보여주는 자료 몇 개를 선별하는 편이 좋습니다.
5. 어디까지 직접 만들고 어디부터 커미션/외주를 맡길지 정하기
일본 노래 커버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여러 작업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필요 시) 편곡 → 보컬 녹음 → 튠(에디팅) → 믹스&마스터링 → 일러스트 → 영상 제작 → 디자인(썸네일 제작) → 업로드
모든 과정을 혼자 진행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래만 직접 녹음하고 나머지는 작업자에게 의뢰할 수도 있고, 간단한 영상은 직접 제작하면서 믹싱만 커미션/외주를 맡길 수도 있습니다.
처음 커버를 시작한다면 자신의 기술, 시간, 예산을 고려해 직접 할 작업과 맡길 작업을 미리 나누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프로젝트 중간에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추가되거나 필요한 작업자를 급하게 찾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6. 전체 제작 일정과 공개일을 정하기
커버 프로젝트가 자꾸 미뤄지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명확한 마감일이 없는 것입니다.
‘완성되면 올려야지’라고 생각하면 녹음 수정이나 영상 작업이 계속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능하다면 먼저 대략적인 공개일을 정하고 거꾸로 일정을 계산해보세요.
예를 들어, 10월 31일에 커버 영상을 공개하고 싶다면 영상 완성일을 그보다 며칠 앞당겨 잡고, 영상 작업 시작 약 1~2달 전에 믹싱 파일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믹싱을 맡기기 위해서는 더 이전에 보컬 녹음을 끝내야 합니다.
즉, 공개일 → 영상 완성 → 믹싱&일러스트 완성 → 녹음 완료 → 연습 순서로 역산하는 방식입니다.
커미션/외주 작업이 포함된다면 예상보다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며칠에서 몇 주 정도의 여유 기간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7. 프로젝트용 폴더를 처음부터 만들어두기
마지막으로 의외로 중요한 것이 파일 관리입니다.
커버 하나를 만들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파일이 늘어납니다.
가사 파일, 반주, 녹음본, 재녹음본, 믹싱 1차본, 수정본, 일러스트, 영상 시안, 썸네일까지 모이면 어떤 파일이 최신본인지 찾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전용 폴더를 만들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01_기획
02_가사·발음
03_반주
04_보컬 녹음
05_믹싱
06_일러스트
07_PV
08_최종본
숫자를 앞에 붙이면 작업 순서대로 폴더가 정렬되어 관리하기도 편합니다.
파일명 역시 final, final2, 진짜최종, 진짜진짜최종처럼 관리하기 시작하면 금세 혼란스러워집니다. 날짜나 버전 번호를 활용해 처음부터 일정한 규칙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 노래 커버는 녹음하기 전에 이미 절반이 결정된다
처음 일본 노래 커버를 시작하면 대부분 ‘노래를 잘 녹음하는 것’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물론 보컬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성하려면 선곡, 키 설정, 일본어 발음, 콘셉트, 외주 범위, 일정, 파일 관리까지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한 곡을 정한 뒤 다음 일곱 가지를 간단하게 메모해보세요.
커버곡 / 키 / 가사·발음 / 콘셉트 / 직접 작업과 커미션 또는 외주 작업 / 공개 일정 / 프로젝트 폴더
이 일곱 가지만 정리해도 막연했던 일본 노래 커버 프로젝트가 훨씬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첫 커버를 완성한 뒤에는 어떤 부분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는지 기록해두세요. 두 번째, 세 번째 프로젝트가 이어질수록 자신에게 맞는 제작 방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우타이테 활동이나 일본 노래 커버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완벽한 결과물보다 한 곡을 기획하고 완성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작업 흐름을 만드는 것입니다.